기묘한 이야기 시즌 3 _ 모든 캐릭터가 이야기를 갖고 있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3 (Stranger Things season 3)모든 캐릭터가 이야기를 갖고 있다 1980년 대의 레퍼런스를 활용해 당시 문화를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쉽게 빠져들만한 이야기와 세계관으로 큰 인기를 끈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의 세 번째 시즌도 끝이 났다 (한 번에 전체 시즌이 공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시즌이 ‘끝났다’라는 표현이 어색해졌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통틀어 ‘The O.A’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답게 비교적 빠르게 감상을 마쳤는데, 역시 세 번째 시즌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흥미로움이 살아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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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 키린 – 그녀가 남긴 120가지 말

키키 키린 – 그녀가 남긴 120가지 말 하나는 ‘힐링 (위로)’과 관련된 책들이다. 힐링이라는 주제가 광범위하게 인기를 끌면서 이를 주제로 한 책들도 정말 많이 출간되었는데, 그 가운데는 물론 도움이 될 만한 책들도 있겠지만 내용과는 별개로도, 너무 많은 힐링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작 힐링을 얻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이런 책들은 (마치 자기 개발서를 피했던 것처럼) 그런 낌새가 느껴지면 피해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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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4 _ 장난감들의 얼굴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장난감들의 얼굴   ‘토이 스토리 4 (Toy Story 4, 2019)’를 보기 전 내 상황을 대략 이랬다. 먼저 본 이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이 있었는데, ‘토이 스토리 3편이 워낙 완벽한 엔딩이었기 때문에 4편은 무리가 아닐까, 실망만 하는 건 아닐까. 3편 이후에도 또 한 번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마무리가) 있을까?라는 우려를 갖고 보게 되었는데 4편이 그걸 해냈다’라는 식의 이야기들이었다. 한결같은 반응들이었고 나 역시 똑같은 우려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똑같은 심정으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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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_ 너무 가혹하게 써 내려간 현실

기생충 (PARASITE, 2019)너무 가혹하게 써 내려간 현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매번 장르 영화라는 출발점에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며 예술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모든 영화에는 나름의 장르가 있지만 특별히 봉준호의 영화를 두고 장르 영화라고 부르는 데에는, 최근 들어 영화들의 엹어진 영화적 색깔과 구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반면 최대한 영화적인 작법과 형식을 따르면서도 그 안에 메시지를 대중적인 방식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봉준호의 전작들은 많은 이야깃거리 혹은 토론과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신작 ‘기생충 (PARA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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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_ 힘 있고 유쾌한 뮤지컬

알라딘 (Aladdin, 2019)힘 있고 유쾌한 뮤지컬 내 기억 속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은 누구나 그렇듯 ‘A Whole New World’라는 곡의 익숙한 선율이 동시에 떠오르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마지막 알라딘과 지니가 대화를 나누는 (마지막 소원을 비는) 장면이 강렬하게 남았다는 것이다.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모험 장면들도 있었지만 유독 이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지니의 그 표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간절히 원했지만 상황 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체념하고 있었던 지니가 알라딘의 마지막 소원을 듣게 되었을 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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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 엔드게임 _ MCU 감동의 첫 번째 최종단계

어벤져스 :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2019)MCU 감동의 첫 번째 최종단계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08년 ‘아이언 맨 (Iron Man, 2008)’이 개봉한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흘렀다. 그 이후 마블은 단순히 코믹스를 실사화 하는 것을 넘어서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는 하나의 커다란 세계관을 만들고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들을 하나씩 영화화했다. 그리고 일종의 종합 선물 세트이자 정리의 개념을 갖고 있는 ‘어벤져스 (Avengers)’라는 영화를 통해 팬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해소해 주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그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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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_ 아무도 아닌 자가 되는 순간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아무도 아닌 자가 되는 순간 솔직히 고백하면 요 몇 년 사이 나는 소설을 읽어보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끝내 잘 읽히질 않아서 초반에 읽기를 포기한 일이 많았다. 어려운 소설을 처음부터 고른 것도 아니었고 잘 안 읽힌다는 걸 알았기에 비교적 관심이 높은 소설을 일부러 골라서 읽었음에도 잘 읽히지가 않았다. 영화 서사에는 남들에 비해 곱절로 쉽게 공감하고 빠져드는 내가 소설에는 어인 일인지 잘 빠지질 못하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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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보이 _ 아쉽다 나의 헬보이

헬보이 (Hellboy, 2019)아쉽다 나의 헬보이 내가 근래 10년 동안 가장 많이 얘기했고 원했던 영화 중 하나가 바로 길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 3편 제작이었다. 그 이유를 짧게 정리하자면 길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 시리즈는 애초부터 3부작을 계획했건 아니건 간에, 2편의 영화가 나온 시점에서 보았을 때 3편으로서 완성이 되는 이야기의 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1편과 2편에도 시련은 있었으나 이들 모두를 포괄할 만한 이야기가 3편에 드디어 나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델 토로와 론 펄먼의 헬보이를 계속 보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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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A _ 간절함의 끝에서 만난 다른 차원의 세계

넷플릭스엔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The OA를 가장 먼저 꼽게 된 건 어쩌면 part 1 마지막 편의 그 간절함 때문이었을지 모르겠다. 사실 part 1을 볼 때만 해도 별다른 부가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part 2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이것이 완전한 끝이라고 생각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 아니 그렇다 하더라도 part 1의 마지막은 내가 최근 본 어떤 이야기보다 간절함이 극에 달해 모든 에너지와 감각이 한계까지 치닫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많은 이들이 The OA를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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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마블 _ 끝내 스스로 일어선 새 시대의 영웅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2019)끝내 스스로 일어선 새 시대의 영웅 (이 글엔 MCU와 관련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캡틴 마블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알게 된 건 영화 ‘어벤저스 : 인피티니 워’의 쿠키 장면에서였다. 타노스의 계획대로 인류의 절반이 사라진 가운데 퓨리가 마지막으로 연락을 취한 자가 바로 캡틴 마블이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주요 캐릭터 다수가 재가 되어버린 가운데 남아 있는 어벤저스 멤버들과 함께 타노스에 맞설 자는 어떤 영웅인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마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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