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3박 4일로 온 가족이 다 함께 큰맘 먹고 제주도를 다녀왔다. 24개월이 안 된 아이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멀리 여행을 간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라 걱정이 되었는데, 역시나 둘이 여행할 때와는 전혀 다른 심리상태가 펼쳐졌지만, 그럼에도 좋은 여행이었다. 아마도 이 여행을 기점으로 나와 우리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든 변화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변화의 시작을 기념하고 준비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기도 했었고. 2018년은 정말 미지의 한 해다. 새로운 희망을 엿볼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벌써…
[카테고리:] 일상
방어적 글쓰기를 수정하는 중
요즘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 때문에 적지 않은 분량의 내가 쓴 원고들을 다시 수정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사람이라는 게 잘 바뀌지 않는 탓인지 예전의 써둔 글들도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는 없고 확장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편인데, 문체에 있어서는 비교적 많은 수정을 하게 되더라. 그중 가장 많이 수정하고 있는 부분은 대충 이런 것들이다. ‘~ 할 것이다’ ‘~ 듯하다’ ‘~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몰라서 그렇게 썼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방어적으로 많이 썼던 것 같다. 최근까지도 그렇고. 내…
2018년
요 몇 년 사이 계속 그래 왔기는 했지만, 2018년처럼 아무런 감흥 없이 새해를 맞은 건 드문 경우가 아니었나 싶다. 새해를 맞는 카운트다운도 설렘이 없고, 연말연시 분위기도 전혀 못 느끼고,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일상들의 계속됨으로 2017년에서 2018년을 맞았다. 그런데 아마도 2018년은 장대한 계획을 세웠던 지난 새해들 보다도 훨씬 더 도전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한 해가 될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될 시작점이 될 시기가 될지도 모르겠고, 지금까지 했던 결정 중 가장 과감한 (그래서 위험한) 결정으로 더 힘들어 지거나 혹은 전혀 다른…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링고사마
요 며칠 부지런하게 최신의 음반들을 어렵게 찾아 듣고 있는데, 그러다 문득 예전에 좋아했던 음반이 듣고 싶어 져서 꺼내 들게 된 음반이 바로 시이나 링고의 음반이다. 2000년대 초반 즈음이었나. 그전까지는 가요에 흠뻑 빠져 있었다면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팝을 듣게 되면서 구체적인 취향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시이나 링고와 같은 J-POP이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 음악은 국내에서 접하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는데, 조금 더 이전인 고등학교 때를 떠올려 보자면 학교 근처에 작은 샵에서 X-JAPAN CD나 부틀렉 등을 판매하는 곳이 있었을 정도로, 구하기가…
전혀 전달되지 않았어!
최근 제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일드가 하나 있는데 바로 ‘중쇄를 찍자 (重版出来)’다.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된지는 제법 되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보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하루 한 두 편씩 챙겨보게 되었다 (이제 겨우 한 편 남았다 흑). 9화의 내용 가운데 극 중 오다기리 죠가 이런 대사를 읊는다. ‘전혀 전달되지 않았어!’ 과거의 어떤 일을 두고 자신은 정성을 다해 열심했기에 당시에는 몰라도 나중에는 상대가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본인에 대해…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
많은 관객들이 매표소에 가서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 주세요’라고 말한다는 영화 ‘저스티스 리그’. 지난주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챙겨보았다. 영화 글로 따로 쓸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엔 조금 애매한 포지션의 영화라 그냥 짧게 소감 정도로 남겨도 될 것 같다. 워낙 많은 악평들과 우려를 이미 들었기 때문이지 나는 별로 기대치가 높지 않았는데, 그래서인가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다. 물론 다른 캐릭터도 아니고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을 데리고 이런 이야기밖에 할 수 없었나를 따지고들 자면 한 없이…
TOKYO STYLE의 산뜻한 뒤통수
최근 ‘권외편집자’라는 책을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에 대한 리뷰를 간단하게라도 쓰게 될지 모르겠다), 내용 가운데 언급된 ‘도쿄 스타일’이라는 재밌는 책이 하나 있었는데 검색해 보니 아마존까지 갈 것도 없이 국내에서도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매할 수 있어서 바로 구매했다. 그 ‘도쿄 스타일’을 며칠 전 받아 보게 되었는데, 택배 상자를 받아보고는 ‘엇?’하고 놀랐다. ‘권외편집자’를 통해 소개된 ‘도쿄 스타일’은 일종의 잡지로 사진집에 가까운 내용이었는데,…
지금껏 성공해 본 적 없는 일
그렇다고 성공을 여러 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지금껏 한 번도 성공해 보지 못한 일이 있다. 머리 속에 무언가 떠오르면 글로 옮겨 적는 걸 즐기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리고 블로그라는 공간을 갖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이 되면 메뉴나 코너를 새롭게 추가하거나, 더 나아가 다른 플랫폼을 추가해 각각 성격을 달리 부여해서 다른 주제로 운영하고자 하는 욕망인데. 매번 시작할 때는 엄청난 동기부여와 함께 시작하지만 단 한 번도 끝까지 제대로 운영해…
11월
11월이 시작되었다. 그것도 어제. 새로운 블로그를 어렵게 만들고서도 제대로 시작도 못했을 정도로, 별일 하는 건 없지만 왜인지 몹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넷플릭스에는 보고 싶은 작품들이 점점 더 쌓여가고 있고 (마인드헌터는 역시 취향이었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2도 겨우 시작), 음악은 스트리밍으로 겨우겨우 인기 앨범만 들어보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 구매한 책들도 이제 겨우 2권을 다 읽었을 뿐이다. 보고 싶고 듣고 싶고 읽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아무래도 물리적 시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