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성공을 여러 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지금껏 한 번도 성공해 보지 못한 일이 있다.
머리 속에 무언가 떠오르면 글로 옮겨 적는 걸 즐기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리고 블로그라는 공간을 갖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이 되면 메뉴나 코너를 새롭게 추가하거나, 더 나아가 다른 플랫폼을 추가해 각각 성격을 달리 부여해서 다른 주제로 운영하고자 하는 욕망인데. 매번 시작할 때는 엄청난 동기부여와 함께 시작하지만 단 한 번도 끝까지 제대로 운영해 본 적이 없다.
영화와 음악은 물론이고 스포츠, 게임, 책, 정치, 일상, 사진, 여행 등등 관심사가 넘쳐나다 보니 대부분 영화 중심으로 운영하던 블로그에 다른 주제의 글을 쓰기 부담스러워질 때쯤. 하지만 그 부담스러움을 넘어서는 다른 주제에 대한 글 쓰기 욕망이 더해질 때쯤 이런 시도를 하게 되는데, 처음 얼마 간은 운영이 되지만 머지않아 (정말 머지않아) 더 이상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 않는 폐허로 남게 되는 일이 대부분, 아니 전부였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진짜 이유는 바로 요즘 내가 또 지금껏 성공해 본 적 없는 그 일에 도전을 시작했다는 충격적인 사실 때문이다. 최근 이 블로그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기존 블로그는 아무래도 더 이상 업데이트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기존 블로그는 그냥 영화 리뷰만 쭉 업데이트할까 고민했지만,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 해도 현재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는 매거진만 몇 가지가 된다. 중간에 나 혼자 접어버린 고양이 매거진은 제외하더라도 한 때 인기를 끌던 퇴사 매거진과 아이를 낳고 꾸준히 해오고 있는 육아 매거진은 그럭저럭 계속해 오고 있다.
육아 매거진은 그래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퇴사 매거진은 퇴사 시점에는 엄청난 분노와 욕구가 불타올라 무섭게 써 내려갔지만, 퇴사한 지가 이제 제법 오래되다 보니 더 이상 새롭게 할 만한 얘기도 없고, 무엇보다 지금 시점에서 퇴사 매거진을 계속 추가하는 것에 대해 의미를 느끼지 못해 잠정적으로 중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겪게 된 삶의 변화와 계획에 대해 이 매거진의 연장선에서 쓸 수 있을 것 같아 얼마 전 길은 다시 열어둔 상태인데, 이 열어 둔 문을 계속 이용하게 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런데 우스운 건 이것 말고도 더 쓰고 싶은 주제. 그러니까 연재를 하고 싶은 커다란 주제 2가지가 더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현재 준비하고 있는 일과 연관되는 일이라 이미 인덱스는 다 정리해 두었고, 다른 하나는 그냥 에세이 형태인데 이것도 인덱스는 다 정리해 두었다.
그렇게 지금껏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으면서, 오히려 그 개수는 더 늘어난 장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니.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