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방어적 글쓰기를 수정하는 중

요즘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 때문에 적지 않은 분량의 내가 쓴 원고들을 다시 수정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사람이라는 게 잘 바뀌지 않는 탓인지 예전의 써둔 글들도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는 없고 확장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편인데, 문체에 있어서는 비교적 많은 수정을 하게 되더라.

그중 가장 많이 수정하고 있는 부분은 대충 이런 것들이다.

‘~ 할 것이다’

‘~ 듯하다’

‘~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몰라서 그렇게 썼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방어적으로 많이 썼던 것 같다. 최근까지도 그렇고. 내 의견을 말할 때 반대되는 입장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다는 걸 알리기 위해 ‘그럴 수도 있지만..’이라는 식으로 일종의 보험을 들어 둔다거나, 역시 다른 생각의 여지를 남겨둔다는 점에서 ‘~할 것이다’ ‘~듯하다’라는 가정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말 끝을 흐리는 방식을 많이 취했었다. 모든 문장에서 이런 글쓰기를 지금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내 경향은 이런 방어적 글쓰기를 최소화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실제로 원고를 최종적으로 수정할 때 이렇게 쓴 표현들을 최대한 간결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주가 되고 있고.

일단 ‘~라고 생각한다’라는 표현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데, 어차피 화자가 나임을 밝힌 글에서 굳이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라는 표현은 오히려 그런 표현이 없는 문자들의 진정성마저 해치는 측면도 있고, 중복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려는 편이다. ‘~것이다’ ‘~같다’ ‘~듯하다’등은 그냥 ‘한다’ ‘~다’로 정리하려고 한다. 기존의 스타일로 미뤄봤을 때 이런 문장이 처음엔 조금 딱딱하고 일방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측면이 있었는데, 점점 이렇게 간결하게 쓰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가장 내가 그동안 신경 써 왔던 부분은 내 주장과 반대되거나 그 문장으로 인해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친절하게 그 문장 내에서 그 부분을 설명해 주고자 했던 부분이었는데, 이 부분도 과감하게 줄여가려고 애쓰는 중이다. 일단 이렇게 되면 ‘글’보다는 ‘말’에 가까운 문장이 되는데, 내 스타일이 ‘말’에 가깝게 풀어쓰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가끔은 너무 길어서 문장 자체가 지루해지고 또 정확히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오히려 힘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과감하게 줄여가는 중이다.

최대한 내 스타일의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간결해지고 싶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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