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感想)

크루엘라 (Cruella, 2021)

크루엘라 (Cruella, 2021)
익숙하지만 새로운 캐릭터의 시작


월트 디즈니는 꾸준히 자신들의 프랜차이즈 캐릭터들을 새로운 해석으로 내놓고 있다. 주로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기술의 발달과 새 시대에 맞는 시각의 실사 영화로 만들어내고 있는데, 최근 개봉한 ‘크루엘라 (Cruella, 2021)’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101마리 달마시안’이라는 제목과 크루엘라로 분한 글렌 클로즈 주연의 영화 장면과 포스터는 모두에게 익숙할 것이다. 반은 검은색, 반은 흰색의 헤어스타일을 하고 달마시안 강아지를 거느린 ‘101마리 달마시안’ 주인공의 이름이 바로 크루엘라다. ‘아이, 토냐 (I, Tonya, 2018)’를 연출했던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의 영화 ‘크루엘라’는 바로 이 크루엘라의 관한 이야기다. 혹은 크루엘라는 어떻게 탄생했나에 관한 ‘크루엘라 비긴즈’다.

코로나 시대, 극장에서 대규모 자본으로 제작된 영화를 관람한 지가 오래돼서 인지는 몰라도 이야기와 더불어 미술과 음악 등 화려하고 대규모 스케일이 돋보이는 작품 ‘크루엘라’는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디즈니 영화라는 일종의 선입견을 배제하더라도 이 영화는 충분히 강렬하고 사뭇 진지하며 끝까지 몰입된다. 다소 긴 러닝타임 (133분)이기는 하지만 보는 내내 ‘생각보다 탄탄한데?’라고 느꼈을 정도로 에스텔라가 크루엘라로 변모하게 되는 이야기는 지루할 틈 없이 스크린에 가득 펼쳐진다.


보통 뮤직비디오 같은 스타일의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 화려함이 즐겁기는 하지만 극장을 나오면 그것 외에는 남는 것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크루엘라’의 화려한 의상과 미술, 그리고 수록곡 자체로도 너무 유명해 별도의 앨범으로도 충분한 사운드트랙까지,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은 과한 측면이 있지만 그 과함을 매력으로 흡수하는 캐릭터와 세계관 안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본 적은 없었던 ‘101마리 달마시안’ 영화들을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이 ‘크루엘라 비긴즈’는 강렬하고 매력적이다. 

모든 기원(origin)에 관한 스토리가 그렇듯이 ‘크루엘라’도 이 작품만으로는 조금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속편 제작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은, 이제야 알아보게 된 크루엘라라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앞으로 더 기대하게 만든다. 그리고 속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라도 글렌 클로즈가 등장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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