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엘라 (Cruella, 2021)

크루엘라 (Cruella, 2021)익숙하지만 새로운 캐릭터의 시작 월트 디즈니는 꾸준히 자신들의 프랜차이즈 캐릭터들을 새로운 해석으로 내놓고 있다. 주로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기술의 발달과 새 시대에 맞는 시각의 실사 영화로 만들어내고 있는데, 최근 개봉한 ‘크루엘라 (Cruella, 2021)’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101마리 달마시안’이라는 제목과 크루엘라로 분한 글렌 클로즈 주연의 영화 장면과 포스터는 모두에게 익숙할 것이다. 반은 검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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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랜드 (Nomadland, 2020)

노매드랜드 (Nomadland, 2020)상실의 시대, 강요 없는 연대에 대해   널리 희망적인 의미로 통용되나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어가 있다. 바로 ‘극복’. 어려움이나 고난, 장애 등을 이겨내는 것을 흔히 극복이라고 한다. 이 표현은 보통은 극복하기 어려운 일들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일련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어떤 극복의 과정은 뼈를 깎는 듯한 고통과 노력이 필요하고, 또 어떤 극복의 과정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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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편 (劇場版 鬼滅の刃 無限列車編, 2020)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편 (劇場版 鬼滅の刃 無限列車編, 2020)이 악물고 밀어붙이는 정직한 감정의 끝   새롭게 선보이는 TVA 작품들을 모두 따라가지 못한 지 제법 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래도 화제가 되는 주요 작품들은 재미 여부를 떠나서 일단 몇 화씩은 꼭 챙겨봤었는데, (모든 일이 그렇듯) 한 두 작품 놓치고 나니 자연스럽게 점점 멀어지게 되었고 최근에는 이누야샤의 속편으로 화제가 된 ‘반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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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Soul, 2020)

소울 (Soul, 2020)보통날이 간절한 지금 딱 맞춰 찾아온 위로 삶에 관한 지혜를 전하려는 창작 작품들이 종종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이른바 ‘죽었다 살아나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이런저런 연유로 죽음의 목전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난 이야기, 더 나아가 직접적인 죽음을 맞았으나 역시 우리가 아직은 모르는 세계의 힘으로 인해 다시 삶을 얻게 되는 이야기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사실 매우 단순하다.  ‘삶은 어떤 이유로든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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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The Trial of the Chicago 7, 2020)연대할 수 있는 용기 에런 소킨이 각본과 연출까지 맡은 넷플릭스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The Trial of the Chicago 7, 2020)’은 1968년 시카고에서 벌어졌던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 이후 시위 주동자 7명을 두고 열렸던 재판을 바탕으로 한다. 에런 소킨의 이 영화가 다른 일련의 영화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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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 2020)구차하지 않은 장르적 변주 홍원찬 감독,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하드보일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포스터와 예고편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철저히 장르를 표방한 영화다. 굳이 두 배우가 함께 출연했던 영화 ‘신세계’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영화가 시작하고 나면 (어쩌면 시작하기도 전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의 이야기와 구조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이 영화는 익숙한 캐릭터들과 장르적 특성을 가진 작품이다. 막 마지막 미션을 마친 살인청부업자 주인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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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이젠 그만 끝낼까 해

이제 그만 끝낼까 해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2020)고독한 자의 고독한 독백 미셸 공드리와 함께 했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을 감명 깊게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찰리 카우프만이라는 각본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가 각본을 쓰거나 연출한 작품들을 빼놓지 않고 챙겨보게 되었다. 찰리 카우프만은 아주 뛰어난 작가이지만 누구에게나 쉽게 그의 작품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그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 바로 ‘이터널 선샤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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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 _ 전쟁의 한가운데에

1917 전쟁의 한가운데에 샘 멘데스의 영화 ‘1917’은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거대한 전쟁 속 두 명의 병사가 맡았던 하나의 미션을 쫓는 이야기다. 적의 함정으로 예상되는 공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전달하는 것인데, 그 과정 아니 동선은 적의 진지를 넘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시간 상으로도 몹시 다급하다.  전쟁영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마치 관객이 포화가 퍼붓는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주로 핸드헬드 방식의 촬영이 동원되는) 액션이 주가 되는 방식이고,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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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 아웃 _ 전형적이서 매력적인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전형적이어서 매력적인   2005년 선댄스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브릭 (Brick, 2005)’, 2012년 역시 조셉 고든 래빗과 함께한 ‘루퍼 (Looper, 2012),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스타워즈를 보여주었던 (결국 시리즈 전체의 결말은 그렇지 못했지만)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Star Wars: The Last Jedi, 2017)’를 연출했던 라이언 존슨의 신작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보면 몇 년에 한 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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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황 _ 용서로 향하는 과정

두 교황 (The Two Popes, 2019)용서로 향하는 과정 교황에서 자진 사임해 이슈가 되었던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어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 제목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종교적인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는데, 영화 ‘두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가장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서도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가장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커다란 줄기의 이야기를 보자면 보수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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