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 (Paterson, 2016) 평범한 일상이 시가 되는 순간 여기 한 남자가 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 운전을 하고 퇴근을 하면 아내와 함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함께 지내는 개를 산책시킬 겸 외출해 단골 바에서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런 패터슨 (아담 드라이버)의 일주일을 들여다보는 짐 자무쉬의 영화 ‘패터슨 (Paterson, 2016)’은 일상을 최대한 영화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내버려두고자 하는 영화다. 그렇게 모두에게 존재하는 일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을…
[월:] 2018년 01월
[넷플릭스] 치욕의 대지 _ 섣부른 면죄부 없이 그려낸 역사
[넷플릭스] 치욕의 대지 (Mudbound, 2017) 섣부른 면죄부 없이 그려낸 역사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으며 주목받았던 디 리스 감독의 영화 ‘치욕의 대지 (Mudbound, 2017)’를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했다. 힐러리 조던의 동명소설 ‘Mudbound’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인종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던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농장을 운영하는 한 백인 가족과 소작농 흑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치욕의 대지’는 중반 이후까지 마치 제목처럼 그저 진흙으로 덮인 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는 듯 커다란 극적 요소 없이…
[블루레이] 블루 발렌타인 _ 가장 아름답고 쓰라린 사랑의 순간들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 2010) 가장 아름답고 쓰라린 사랑의 순간들 최근 블루레이로 발매된 ‘블루 발렌타인’. 그 덕에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 당시 가장 좋아하던 배우 미셸 윌리엄스와 ‘드라이브’로 주목받던 라이언 고슬링이 함께 출연했다는 사실과 두 사람이 함께 한 환상적인 예고편에 끌려 홀린 듯 극장을 찾게 되었던 ‘블루 발렌타인’은 아직까지도 로맨스 영화 가운데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넷플릭스] 그 땅에는 신이 없다 _ 많은 것을 담고 또 덜어낸 서부극
[넷플릭스] 그 땅에는 신이 없다 (Godless, 2017) 많은 것을 담고 또 덜어낸 서부극 한동안 넷플릭스를 통해 연쇄살인마, 범죄자 등을 다룬 작품들을 연달아 감상하다 보니, 그다음 작품도 또 유사한 장르를 선택했다간 내 안의 범죄자가 뛰쳐나올 것만 같아 다른 장르로 한 숨 돌리고자 선택한 작품이 바로 ‘그 땅에는 신이 없다 (Godless, 2017)’. 제프 다니엘스가 출연하는 서부극이라는 정도의 정보만으로 보게 된 이 작품은 서부극이 보여줄 수 있는 대부분의 요소들과 클리셰를 담고 있지만, 한 편으론…
고스트 스토리 _ 언젠간 소멸할 것들을 떠올리다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2017) 언젠간 소멸할 것들을 떠올리다 루니 마라와 케이시 애플렉 주연의 영화 ‘고스트 스토리 (A Ghost Story, 2017)’는 제목 그대로 유령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은유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유령 이야기라는 제목은 이 영화의 모든 것이자 가장 정직한 제목이었다는 걸 영화가 끝나고 나서 알 수 있었다. 루니 마라와 케이시 애플렉이 연기한 한 커플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 혹은 그 대상에 대한 상실에 대해…
코코 _ 누군가 나를 기억해준다는 것
코코 (Coco, 2017) 누군가 나를 기억해준다는 것 픽사의 마법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깟 장난감 이야기가 뭐라고 ‘토이 스토리 3’은 어린 시절과 통째로 이별하는 듯한 감정에 흐느꼈었고, 또 울리겠지 싶어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갔던 ‘업’은 전혀 예상치 못한 오프닝 시퀀스에서 울려 버리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도 했었다. 디즈니에 인수된 이후 한 동안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터라 조금은 기대치를 낮추고 보게 된 ‘코코 (Coco, 2017)’는 또 한 번 픽사가 한창이던 시절의…
[넷플릭스] 블랙 미러 시즌 4 _ 호기심으로 섬뜩하게
[넷플릭스] 블랙 미러 : 시즌 4 (Black Mirror : season 4) 호기심으로 섬뜩하게 시즌 3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제공되었던 ‘블랙 미러 (Black Mirror )’의 네 번째 시즌 에피소드를 모두 감상하였다.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번 시즌 4는 이번에도 또 한 번 과학적 호기심을 근거로 현재에 가까운 근 미래의 일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블랙 미러’가 흥미로운 건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비교적 과학적 배경을 근거로 근 미래에 일어날 법한 일들을 높은 몰입도로 그려내기 때문인데, 이번 시즌의…
방어적 글쓰기를 수정하는 중
요즘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 때문에 적지 않은 분량의 내가 쓴 원고들을 다시 수정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사람이라는 게 잘 바뀌지 않는 탓인지 예전의 써둔 글들도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는 없고 확장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편인데, 문체에 있어서는 비교적 많은 수정을 하게 되더라. 그중 가장 많이 수정하고 있는 부분은 대충 이런 것들이다. ‘~ 할 것이다’ ‘~ 듯하다’ ‘~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몰라서 그렇게 썼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방어적으로 많이 썼던 것 같다. 최근까지도 그렇고. 내…
2018년
요 몇 년 사이 계속 그래 왔기는 했지만, 2018년처럼 아무런 감흥 없이 새해를 맞은 건 드문 경우가 아니었나 싶다. 새해를 맞는 카운트다운도 설렘이 없고, 연말연시 분위기도 전혀 못 느끼고,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일상들의 계속됨으로 2017년에서 2018년을 맞았다. 그런데 아마도 2018년은 장대한 계획을 세웠던 지난 새해들 보다도 훨씬 더 도전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한 해가 될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될 시작점이 될 시기가 될지도 모르겠고, 지금까지 했던 결정 중 가장 과감한 (그래서 위험한) 결정으로 더 힘들어 지거나 혹은 전혀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