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미라이 _ 부모가 되어보기 전엔 알 수 없는 것

미래의 미라이 (Mirai, 未来の ミライ, 2018)부모가 되어보기 전엔 알 수 없는 것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 ‘미래의 미라이 (Mirai, 未来の ミライ, 2018)’가 처음 알려졌을 때의 감흥은 그리 크지 않았었다. 특히 전작들의 예고편을 처음 접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더욱 그랬었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또 한 번 예고편과 시놉시스 만으로 영화를 어림잡는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미래에서 온 미래(미라이). 그러니까 주인공의 어린 여동생이 누나뻘 나이가 되어 만나게 되는, 더 정확히 오해한 바를 이야기하자면 내 오빠를 어린아이로 만나 돌봐가며 모험을 떠나야 하는 소녀 미라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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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_ 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는 것이 맞다

글래스 (Glass, 2019)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는 것이 맞다 M. 나이트 샤말란의 ‘언브레이커블 (Unbreakable, 2000)’은 히어로와 그 기반이 되는 코믹스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영화였다. 기존 히어로 영화로부터 관객들이 기대하는 바를 하나씩 비껴나가면서 본래 감독이 하고 싶어 했던 이야기로의 깊이를 더해가는 밀도 높은 작품이었다. 아직까지도 샤말란 영화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손꼽는 영화가 바로 ‘언브레이커블’인데 공개되었을 당시에도 이미 속편을 위한 충분한 세계관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꼭 속편이 나왔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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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블비 _ 현시대의 E.T가 되고파

범블비 (Bumblebee, 2018)현시대의 E.T가 되고파 언제부턴가 아마도 영화가 산으로 가길 두려워하지 않았던 때부터였던 것 같은데, 그때 즈음부터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더 이상 흥미를 주지 못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가 가야 할 길은 더 더 높은 산으로 가는 게 일정 맞다고도 볼 수 있을 텐데, 다른 산을 올랐던 건가 여하튼 점점 만족감을 주지 못해 멀어졌던 터였다. 그러다 ‘범블비 (Bumblebee, 2018)’라는 프로젝트가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워낙 사랑받는 캐릭터이기도 했었지만 사실상 단물이 다 빠진 ‘트랜스포머’ 이야기가 범블비를 내세운 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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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 _ ​그렇게 더 단단하고 광대해지다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2018) ​그렇게 더 단단하고 광대해지다 ​최근 들어 ‘아이언 맨’을 중심으로 한 어벤저스 멤버들의 인기와 인지도가 엄청나게 상승하기는 했지만, 본래 코믹스 기반 히어로 캐릭터 가운데 가장 인기 있고 인지도 높은 캐릭터를 꼽으라면 아마 마블에서는 독보적으로 스파이더 맨일 것이다 (DC의 경우는 아무래도 슈퍼맨과 배트맨이라는 양대산맥이 있고). 스파이더 맨은 코믹스는 물론 일찍이 실사 영화화되기도 했기에 많은 대중적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는데,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영화와 리부트 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후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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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_ 영화를 사랑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자화상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One cut of the dead, カメラを止めるな!, 2017)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자화상 (영화 형식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지만, 알고 감상해도 크게 달라질 것 없는 내용입니다)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감독이나 작가가 타인(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영화도 음악도 그림도 또 다른 예술 작품들도 무엇이 되었든 작가의 의도가 담기기 마련인데, 그중 가장 위험하면서도 쉬운 선택 중 하나는 바로 자신이 속해 있는 예술 자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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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_ 다시 처음. 퀸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2018) 다시 처음. 퀸의 노래 조금 낮 뜨거운 추억이지만 나는 고등학생 시절 당시 활동하던 성당 중창단을 이끌고 연말 성탄의 밤 무대에서 무려 이 노래를 불렀던 적이 있다. 바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말이다. 당시 노래에 한 껏 자신이 있었던 나는 무언가 성가 외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그렇게 선택된 곡 중 하나가 바로 보헤미안 랩소디였다. 중고생 남녀 7~8명 정도로 구성된 중창단이 소화하기에는 당연히 턱 없이 어렵고 불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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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_ 거대하고 개인적인 우주에서

퍼스트 맨 (First Man, 2018) 거대하고 개인적인 우주에서 ‘위플래쉬’와 ‘라라 랜드’를 연출하며 음악 영화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각인시킨 데미언 셔젤의 신작은 조금 의외였다. 계속 음악영화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과 관련한 전기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어떤 방향점의 영화를 만들 것인지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닐 암스트롱을 주인공으로 한 전기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크게 두 가지 방향성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역사적으로 이 사건이 갖는 의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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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이즈 본 _ 레이디 가가로 인한 모든 것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2018) 윌리엄 A. 월먼의 1937년 작 ‘스타 탄생 (A Star Is Born, 1937)’은 뮤지션, 쇼 비즈니스와 로맨스를 엮어 낸 고전으로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었다. 그중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1976년 작이 가장 유명한데, 배우로 더 유명한 브래들리 쿠퍼가 최근 이 ‘스타 탄생’을 리메이크해 연출작으로 내놓았다. 너무 유명한 팝스타인 레이디 가가와 함께. 시대를 뛰어넘으며 지속적으로 리메이크가 된다는 건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가장 보편적인, 한 편으론 가장 진부한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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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_ 형식을 뛰어넘는 이야기의 힘

서치 (Searching, 2018) 형식을 뛰어넘는 이야기의 힘 이야기보다 형식이나 커다란 하나의 아이디어가 더 돋보이는 영화들이 있다. 촬영 방식을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로 가져간다거나 장르적 특성이 갖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쾌감을 주는 영화들이 그렇다. 이런 대부분의 영화들은 이 특이한 형태가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데 이것은 곧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독특한 하나의 아이디어나 틀을 벗어난 형식은 분명한 특이점으로 기억되고 관객을 쉽게 주목하게 만들지만,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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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2 _ 진화하는 영웅담과 밀도 높은 현실감

인크레더블 2 (Incredibles 2) 진화하는 영웅담과 밀도 높은 현실감 브래드 버드의 ‘인크레더블 (The Incredibles, 2004)’이 무려 2004년 작, 그러니까 14년이나 전 영화였다는 걸 2편을 보고 정리하면서야 알 수 있었다. 체감상으로는 한 5년 정도 전 영화가 아닐까 싶었는데, 10년도 아니고 14년 전 영화라니. 다시 생각해봐도 묘한 기분이다. 이 간극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자면 ‘인크레더블 2’는 전편의 마지막 장면으로부터 바로 시작하는데, 꼭 이런 직접적인 연결 포인트 때문이 아니더라도 속편과 전편의 자연스러움은 14년의 세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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