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에게 _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질 때가 있다

윤희에게 (Moonlit Winter, 2019)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질 때가 있다 윤희에게.  잘 지내니?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싶었어.너는 나를 잊었을 수도 있겠지.  벌써 20년이나 지났으니까.갑자기 너한테 내 소식을 전하고 싶었나 봐… 오랫동안 네 꿈을 꾸지 않았는데, 이상하지.어제 네 꿈을 꿨어.나는 가끔 네 꿈을 꾸게 되는 날이면 너에게 편지를 쓰곤 했어… 망설이다 보니 시간이 흘렀네.나는 비겁했어.너한테서 도망쳤고, 여전히 도망치고 있는 거야.머지않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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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_ 동의할 수 없는 위험한 영화

조커 (Joker, 2019)동의할 수 없는 위험한 영화 토드 필립스의 영화 ‘조커’에 조커 역할로 와킨 피닉스가 캐스팅되었다고 했을 때 아마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라고. 히스 레저가 조커를 연기한 이후로 (물론 몇 명 되지는 않지만) 조커라는 캐릭터는 남자 배우들에게 가장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이자, 영화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는 캐릭터였다는 점에서 와킨 피닉스의 캐스팅 만으로도 예상되는 그림, 기대되는 그림이 있는 적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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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 2019)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여러모로 타란티노 영화다우면서 (제일 가까운 영화라면 ‘바스터즈 (Inglourious Basterds , 2009)’를 들 수 있겠다), 또 여러모로 기존의 타란티노 영화와는 거리가 있는 영화다. 구성적인 측면에서는 ‘바스터즈’와 유사한 점들이 많다. 역사적 사건을 두고 전복을 메인 테마로 하는 동시에 영화에 관한 영화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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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_ 대가를 치를 것

체르노빌 (Chernobyl, 2019)대가를 치를 것   HBO가 제작한 드라마 ‘체르노빌’은 누구나 알고 있는 (하지만 잘 알고 있지는 못하는) 1986년 4월 26일 있었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정확히는 몰라도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는 커다란 사건들이 몇 가지 있다. 1986년 체르노빌에서 있었던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은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공포가 생겨났고, 이런 두려움은 세월이 흘러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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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_ 선한 마음을 가진 아이에게

우리집 (The House of Us, 2019)선한 마음을 가진 아이에게   장편 데뷔작 ‘우리들 (The World of Us, 2015)’로 평단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윤가은 감독의 신작 ‘우리집’은 또 한 번 아이들에게로 카메라를 가져간다. 사실 인상적이었던 ‘우리들’ 이후 윤가은 감독의 차기작은 어떤 영화일까 궁금했었는데 ‘우리집’을 보니 좀 더 감독의 색깔이 선명해졌다.  전작 ‘우리들’이 아이들이 겪는 일들을 통해 그 안에 엄청난 갈등과 복잡한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그려냈다면, ‘우리집’은 어른들의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놓인 또 다른 아이들의 모험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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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_ 과장하지 않고도 진심을 끌어내다

엑시트 (EXIT, 2019)과장하지 않고도 진심을 끌어내다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 가장 큰 적(?)이라면 아무래도 기대감일 것이다. 높은 기대감은 그만큼 충족시켜야 할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실망으로 이어지기 쉽고, 반대로 기대감이 낮다면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조정석과 윤아가 주연을 맡은 재난 액션 영화 ‘엑시트 (EXIT, 2019)’는 솔직히 기대감이 낮았던 영화였다. 그건 (영화를 보기 전이니) 당연히 ‘엑시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기존에 개봉했던 여러 한국영화들, 특히 재난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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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_ 너무 가혹하게 써 내려간 현실

기생충 (PARASITE, 2019)너무 가혹하게 써 내려간 현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매번 장르 영화라는 출발점에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며 예술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모든 영화에는 나름의 장르가 있지만 특별히 봉준호의 영화를 두고 장르 영화라고 부르는 데에는, 최근 들어 영화들의 엹어진 영화적 색깔과 구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 반면 최대한 영화적인 작법과 형식을 따르면서도 그 안에 메시지를 대중적인 방식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봉준호의 전작들은 많은 이야깃거리 혹은 토론과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신작 ‘기생충 (PARA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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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_ 힘 있고 유쾌한 뮤지컬

알라딘 (Aladdin, 2019)힘 있고 유쾌한 뮤지컬 내 기억 속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은 누구나 그렇듯 ‘A Whole New World’라는 곡의 익숙한 선율이 동시에 떠오르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마지막 알라딘과 지니가 대화를 나누는 (마지막 소원을 비는) 장면이 강렬하게 남았다는 것이다.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모험 장면들도 있었지만 유독 이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지니의 그 표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간절히 원했지만 상황 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체념하고 있었던 지니가 알라딘의 마지막 소원을 듣게 되었을 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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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보이 _ 아쉽다 나의 헬보이

헬보이 (Hellboy, 2019)아쉽다 나의 헬보이 내가 근래 10년 동안 가장 많이 얘기했고 원했던 영화 중 하나가 바로 길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 3편 제작이었다. 그 이유를 짧게 정리하자면 길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 시리즈는 애초부터 3부작을 계획했건 아니건 간에, 2편의 영화가 나온 시점에서 보았을 때 3편으로서 완성이 되는 이야기의 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1편과 2편에도 시련은 있었으나 이들 모두를 포괄할 만한 이야기가 3편에 드디어 나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델 토로와 론 펄먼의 헬보이를 계속 보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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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마블 _ 끝내 스스로 일어선 새 시대의 영웅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2019)끝내 스스로 일어선 새 시대의 영웅 (이 글엔 MCU와 관련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캡틴 마블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알게 된 건 영화 ‘어벤저스 : 인피티니 워’의 쿠키 장면에서였다. 타노스의 계획대로 인류의 절반이 사라진 가운데 퓨리가 마지막으로 연락을 취한 자가 바로 캡틴 마블이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주요 캐릭터 다수가 재가 되어버린 가운데 남아 있는 어벤저스 멤버들과 함께 타노스에 맞설 자는 어떤 영웅인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마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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