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끝낼까 해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2020)고독한 자의 고독한 독백 미셸 공드리와 함께 했던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을 감명 깊게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찰리 카우프만이라는 각본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가 각본을 쓰거나 연출한 작품들을 빼놓지 않고 챙겨보게 되었다. 찰리 카우프만은 아주 뛰어난 작가이지만 누구에게나 쉽게 그의 작품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그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 바로 ‘이터널 선샤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태그:] 아쉬타카
[넷플릭스]다크 _ 어쩌면 올타임 최고의 시간여행 드라마
다크 (Dark, Netflix 2017~2020)어쩌면 올타임 최고의 시간여행 드라마 영화나 드라마를 직접 선택해서 보는 것이, 아니 직접 선택해야만 볼 수 있게 된 때부터 무언가를 보는 것만큼이나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시간은 정해져 있고 주어진 정보는 많지 않고, 특히 2시간 남짓의 영화가 아닌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시즌제의 드라마인 경우 어떤 작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드라마를 본다는 것뿐만…
1917 _ 전쟁의 한가운데에
1917 전쟁의 한가운데에 샘 멘데스의 영화 ‘1917’은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거대한 전쟁 속 두 명의 병사가 맡았던 하나의 미션을 쫓는 이야기다. 적의 함정으로 예상되는 공격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전달하는 것인데, 그 과정 아니 동선은 적의 진지를 넘어가야 할 뿐만 아니라 시간 상으로도 몹시 다급하다. 전쟁영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마치 관객이 포화가 퍼붓는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주로 핸드헬드 방식의 촬영이 동원되는) 액션이 주가 되는 방식이고, 다른…
오자크 시즌 3 _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지?
오자크 : 시즌 3 (ozark season 3)우리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자크’의 세 번째 시즌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까지 됐지?’라는 질문이다. 시즌 1과 2를 거치면서 마티 버드 가족은 여러 차례 (정말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겨 왔지만 그때마다 쉽게 나올 법한 저 질문은 의외로 나오지 않았다. 마치 아직 클라이맥스가 오지 않았던 것처럼 고통과 위기의 크기가 작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건 마티 버드와 웬디 버드를 중심으로 한…
라그나로크 _ 북유럽 신화의 캐주얼한 재해석
라그나로크 (Ragnarok, 2020)북유럽 신화의 캐주얼한 재해석 ‘라그나로크 (Ragnarok)’라는 제목을 보고도 ‘설마 그 북유럽 신화겠어?’라며 보기 시작한 노르웨이/덴마크 제작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라그나로크 (Ragnarok, 2020)’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더 친숙하게 알려진 토르가 등장하는 북유럽 신화를 현재의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그린 10대 주인공의 드라마다. (이미 다 알려진 내용이지만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의 경향 중 하나는 10대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들이 재미는 물론 완성도까지 담아내며 좋은 반응을…
킹덤 : 시즌 2 _ 모두가 시즌 3을 고대하게 만들다
킹덤 : 시즌 2 (Kingdom season 2, Netflix)모두가 시즌 3을 고대하게 만들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한국 드라마 ‘킹덤’의 두 번째 시즌을 보았다. 다 보자마자 든 생각은 ‘시즌 1은 어떤 클라이맥스가 있었지?’ 하는 것이었다. 그 정도로 ‘킹덤’ 두 번째 시즌은 (시즌 3을 보기 전인 지금 속단할 수는 없지만), 마치 시즌 1과 2가 하나의 장편 영화라고 보았을 때 중반 부 이후 같은 속도와 리듬, 전개였다. 시즌 1이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가며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설득해내는 것에 주력했다면,…
나이브스 아웃 _ 전형적이서 매력적인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전형적이어서 매력적인 2005년 선댄스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브릭 (Brick, 2005)’, 2012년 역시 조셉 고든 래빗과 함께한 ‘루퍼 (Looper, 2012),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스타워즈를 보여주었던 (결국 시리즈 전체의 결말은 그렇지 못했지만)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Star Wars: The Last Jedi, 2017)’를 연출했던 라이언 존슨의 신작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보면 몇 년에 한 번씩…
메시아 _ 지금 메시아가 나타난다면
메시아 (Messiah, 2020)지금 메시아가 나타난다면 10년 전쯤이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이비 교주에 관한 내용이었다. 엄청난 신도들을 거짓으로 유혹해 결국 돈과 성을 착취했던 가짜 메시아에 관한 이야기. 이런 비슷한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뉴스들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일단 이들은 분명한 사이비라 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 돈을 목적으로 하거나, 성폭행 등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뉴스들을 접할 때마다 언제부턴가 그런 생각을…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2019)라스트 제다이를 지워버린 아쉬운 마지막 결과적으로 어찌 됐든 또 한 번의 ‘스타워즈’ 삼부작이 끝이 났다. 전설로 남았던 클래식 삼부작과 팬들로부터 원성을 더 많이 샀던 프리퀄 삼부작에 이어 J.J. 에이브람스가 총괄한 시퀄 삼부작도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시퀄 삼부작이 좋든 싫든 간에 중요했던 지점은 이전 여섯 편의 스타워즈 영화와는…
두 교황 _ 용서로 향하는 과정
두 교황 (The Two Popes, 2019)용서로 향하는 과정 교황에서 자진 사임해 이슈가 되었던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어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영화 ‘두 교황’. 제목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종교적인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는데, 영화 ‘두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가장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서도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가장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커다란 줄기의 이야기를 보자면 보수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