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感想)

나이브스 아웃 _ 전형적이서 매력적인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전형적이어서 매력적인

 

2005년 선댄스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브릭 (Brick, 2005)’, 2012년 역시 조셉 고든 래빗과 함께한 ‘루퍼 (Looper, 2012),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스타워즈를 보여주었던 (결국 시리즈 전체의 결말은 그렇지 못했지만)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Star Wars: The Last Jedi, 2017)’를 연출했던 라이언 존슨의 신작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보면 몇 년에 한 번씩 특별한 것은 없지만 괜찮은 전통적인 추리물들이 나오곤 하는데, ‘나이브스 아웃’도 그렇다. 마치 고전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구성과 전개, 반전이라 할 수 있는 장치들은, 큰 그림으로 보았을 때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러닝 타임 내내 충분한 재미를 준다. 한정된 공간과 다수의 용의자, 그리고 가장 용의 선상에서 거리가 있어 보이는 주인공 격의 (관객이 공감하게 되는) 인물과 이 모든 사건을 한 수 앞서서 살피고 계산해 내는 탐정까지. 전형적이라는 말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만 단어의 의미 그대로 보자면 ‘나이브스 아웃’은 가장 전형적인 장르영화다. 

이름을 다 나열하는 것 자체가 버거울 만큼 한 명 한 명 화려한 캐스팅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앞서 언급한 전형적 추리물의 구조라면 이 같은 캐스팅은 필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캐스팅의 경중 만으로도 관객은 어느 정도 범인이나 캐릭터의 활약 여부를 예상할 수 있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용의 선상에 있는 거의 모든 캐릭터를 유명한 배우로 캐스팅하는 것이 필요했고 이 점은 아주 잘 작용했다. 캐스팅된 배우들의 면면은 이 중 누가 범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 극장을 나오며 무엇이 남는 영화인가 라는 질문을 이 영화에 던진다면 그 대답은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러닝 타임 동안 관객을 이야기에 빠져들고 즐기게 만든다는 점에서 장르 영화의 기능과 매력은 충분하다. 그리고 이 살인사건을 풀어내는 과정의 깊은 중심에 결국 ‘선의’가 있었다는 점은 다소 허무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특히 이 같이 치밀한 구조 속 알맹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치밀하게 계산된 구조 속에 간결하지만 옳은 메시지를 담은 영화는 라이언 존슨의 재능(각본, 연출)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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