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感想)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요 1년 사이 내가 가장 큰 관심 분야는 작은 오프라인 공간이 중심이 된 문화와 관련된 사업 혹은 가게를 내는 것이었다. 몇 년 사이 붐처럼 늘어난 독립 책방 들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방은 여러 가지 상황과 맞지 않아 마음을 접은 상태이지만 이와 관련된 인터뷰나 책 들은 하나 같이 흥미롭고 유익하게 소화하고 있다.

여행전문 독립 책방 ‘일단멈춤’의 시작과 끝을 엿볼 수 있는 책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를 읽었다. 비슷한 내용의 책들 가운데서도 가장 쉽고 술술 읽어 내려갔던 책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앉은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어 내려갔다. 

모든 분야에는 이와 비슷한 경험들을 책으로 엮어낸 경우들이 많은데, 독립 책방의 경우 몇 단계를 단숨에 뛰어넘은 듯한 느낌이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보통 어떤 분야든 이슈가 되고 관련 이야기들이 출판되는 과정을 보면 처음엔 그 분야의 성공전략이나 선구자들의 이야기가 대대적으로 깔리고 그다음엔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조금씩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이상과 현실은 다르단다..’라는 식의 현실적 에세이들이 나오곤 하는데, 독립 책방의 경우 본래 이 분야에 뛰어든 사람들의 성향이 다들 보통과는 조금 달라서인지, 처음부터 중간 단계를 다 생략하고 바로 ‘현실은 이러하다’라는 식의 책들이 나오는 느낌이다.

그래서인가 이런 책들은 나처럼 그런 창업을 꿈꾸었거나 아주 적극적으로 준비 중인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교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서도 현실적인 지점들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일기처럼 풀어내고 있어, 실질적 도움과 더불어 책을 읽는 재미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던 묘한 책이었다.

이런 책들을 다 보고 나면 결국 질문은 다시 내게 돌아온다.

‘그럼에도’ 도전을 해볼 것인가.
‘그러니까’ 멈칫하고 더 고민해 볼 것인가.

흥미로운 건 독립 책방과 관련한 모든 경험담(주로 현실적 어려움과 실패담에 가까운 이야기들)은 묘하게 더 하고 싶게 만드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의 의도가 어떠했든가에 상관없이 말이다.
독립출판사를 이제 막 시작하고 다음 달 나올 창간호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는 분야는 살짝 다르지만 많은 유대감과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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